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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03 고1 [42~45](고전소설) 작자미상, 「신유복전」

청년사범 수능국어 2019. 5. 4. 10:41

19 03 1

[42~4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 줄거리]선관의 점지로 태어난 신유복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유리걸식한다. 유복의 인물됨을 알아본 상주 목사는 호장의 딸 경패를 유복과 혼인하게 한다. 그러나 유복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호장 부부, 경패의 두 언니, 그 남편 유소현, 김평의 미움을 받고 경패와 함께 쫓겨난다.

 

해는 서산에 걸렸다. 처녀가 저녁연기를 쫓아 밥을 빌러 다녔다. 유복이 처녀와 마을로 들어가 밥을 빌어먹고 방앗간을 찾아가 거적을 얻어다 깔고 둘이 마주 누워 팔을 베고 같이 자니 신세가 궁했다. 유복은 활달한 영웅이요, 처녀 역시 여자 중의 군자였다. 고어에 흥이 다하면 슬픔이 오고 괴로움이 다하면 즐거움이 온다고 하였는데 하늘이 어찌 어진 사람을 곤궁 속에 던져두시겠는가. 처녀도 유복의 늠름한 풍채와 잘 생긴 용모를 대하니 정이 깊이 들었다. 그러므로 고생을 어찌 한탄할 것인가. 이튿날 밥을 빌어먹고 처녀가 유복에게 말했다.

슬프도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사람인데, 사람만 못한 짐승도 집이 있건만, 우리는 어째서 의지할 곳조차 없나하고 생각하면 애달픈 생각이 듭니다. 저 건너 북쪽 돌각담이 임자가 없는 것이니 돌각담을 헐고 움이나 한 간 묻어봅시다.”

동리로 재목과 이엉을 구걸하니 사람들이 불쌍히 여겨 서로 다투어가며 주었다. 처녀가 유복과 더불어 움을 묻고 거적을 얻어 깔고 밥을 빌어다가 나눠 먹고 그 밤을 지내니, 마치 커다란 저택에서 좋은 음식을 먹은 것같이 흐뭇하였다. 그러나 깊은 정이야 어디다 비할 수 있으랴. 남의 방앗간에서 잠자던 것은 한바탕 꿈이었다. 인근 사람들이 유복의 가련한 정상과 경패의 지극한 정성을 불쌍히 여겨 음식을 아끼지 않고 주며, 호장 부부를 욕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유복이 남의 집의 물도 길어주고 방아질도 해주니 허기를 면하였다. 그러나 의복이 없어 초라하였다.

처녀가 하루는 유복에게 말했다.

[A]

옛글에 장부 세상에 나서 입신하여 세상에 이름을 드날려 문호를 빛나게 하며, 조상 향불을 빛나게 하라하였으니 문필을 배우지 않으면 공명을 어떻게 바라겠습니까? 그래서 옛 사람도 낮이면 밭 갈고, 밤이면 글을 읽어, 성공하여 길이길이 기린각에 화상을 그린 족자가 붙어 훗날에 유전하는 것을 장부다운 일로 여겼습니다. 무식한 사람으로 영웅호걸이 되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A]

유복이 처녀의 말을 듣고 감동되어 말했다.

[B]

내 어려서 글자나 읽었지만 어찌 이런 마음이 없겠소마는 글을 배우려 한들 어디서 배우며 책 한 권도 없으니 어쩌겠소. 또한 장차 외로운 당신은 누구를 의지한단 말이요?”

[B]

낭자가 말했다.

그것은 염려 마십시오. 나는 혼자라도 이 움을 떠나지 않을 것이오. 내가 양식을 당할 것이니 아무 염려 마십시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뒤 절에 원강 대사라 하는 중이 도승이며, 또한 천하 문장이라 하니 거기 가서 간절히 부탁하면 글을 가르쳐 줄 듯하오니 올라가십시오.”

낭자는 바로 나아가 책 한 권을 얻어다가 주며 말했다.

공자의 나이 열세 살이니 팔 년을 공부하여 이십이 되거든 내려오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반가이 맞아들이겠지만 만일 그 전에 내려오시면, 절대로 세상에 있지 않겠습니다.”

이렇듯 가기를 재촉하였다. 유복이 낭자의 정성을 거절 못하여 책을 옆에 끼고 절로 올라갔다. 그리고 대사를 보고 자초지종을 말하니 대사는 유복을 보고 놀라며 위로하였다.

십삼 년 전에 규성이 무주 땅에 떨어졌기 때문에 영웅이 난 줄 알았으나 다시 광명이 없기에 분명히 곤란이 있다는 것을 짐작했지만, 오늘에야 겨우 만나게 되었군. 장부의 초년고생은 영웅호걸의 사업 재료가 되는 법, 사람이 고초를 겪지 못하면 교만한 사람이 되리라.”

그 날부터 글을 가르쳐 주니 유복은 본래 하늘의 선동이라 한 자를 가르치면 백 자를 능통하였다.

(중략)

유복은 그럭저럭 과거 날이 당도하여 과거 보는 장소의 기구를 차려 가지고 과거 보는 곳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얻지 못하고 민망해 하다가 한 곳을 바라보니 유소현, 김평이 자리를 넓게 점령하고 앉았다. 그러나 저네들이 제 글을 짓지 못하여 남의 손을 빌려 과거를 보려고 주안을 많이 차려 같이 과거 보는 이를 관대히 대하고 있었다. 유복이 속마음에 반가워 그 옆으로 들어갔다. 세상에 용서받지 못할 놈이 유복을 보고 벌컥 화를 내며 꾸짖었다.

이 거지 놈이 어디로 들어왔냐? 저놈을 어서 잡아내라. 사람이 많이 모인 것을 보고 쫓아 왔으니 빨리 잡아내라. 눈앞에서 썩 없어져라.”

유복이 분한 마음을 먹고 다른 곳으로 가서 헌 거적을 얻어 깔고 앉았다. 이윽고 글 제목이 내어 걸리었다. 유복이 한번 보고 한숨에 줄기차게 써 내려가서 순식간에 제일 먼저 바치고 여관으로 돌아와 방 붙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유소현, 김평 두 놈이 겨우 남에게 글장이나 얻어 보고는 방 기다릴 염치가 없었던지 곧 출발하여 내려갔다. 이때 호장 부부와 경옥 경란이 반기며 나와 영접하였다. 술상을 차려 놓고 술을 권하니 그 두 놈이 널리 친구를 청하여 흥청댔다. 이때 경패 그 두 사람이 과거에 갔다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알고 행여나 낭군을 과거 보는 장소에서 만나 보았는가 궁금히 여겨 소식을 들으러 갔었다. 마침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었다. 유소현, 김평이 바깥사랑에서 호장더러 유복을 과거 보는 장소에서 만나 끌어 쫓아냈다.’는 말을 하니까 호장이 듣고 큰소리로 그 놈을 잘 박대하였네.’하고 손뼉을 치며 말했다. 이때 낭자는 그 지껄이는 말을 듣고 낭군이 과거 보는 장소에 무사히 간 것을 알고 기뻐했으나 그 두 놈의 소위를 생각하면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 움집으로 돌아와 탄식하며 말했다.

세상에 몹쓸 놈도 있구나. 낭군이 타인과 달라 찾아갔으면 함께 과거를 볼 것이지 도리어 많은 사람 앞에서 모욕을 주다니! 낭군인들 오죽이나 분통이 터졌나?”

겨죽을 쑤어 놓고 먹으려 하나 목이 메어 못 먹고 하늘을 우러러 축원하였다.

유유히 공중 높이 솟아 있는 일월은 굽어 살피소서. 낭군의 몸이나 무사히 돌아오게 하여 주옵소서.”

낭자는 몹시 서러워하였다.

유복이 궐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날 전하께서 시험관을 데리고 글을 고르시더니 갑자기 유복의 글을 보시고 칭찬하시었다.

이 글은 만고의 충효를 겸하였으니 만장 중에 제일이라.”

급히 비밀히 봉한 것을 뜯어보시니 전라도 무주 남면 고비촌 신유복이라 있었다. 그래서 장원랑의 신유복을 대궐에 입시시키라고 하교를 전달하는 전명사알에게 하교하시었다.

- 작자 미상, 신유복전(申遺腹傳)-

 

 

42.윗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순간적으로 장면을 전환하여 사건의 환상적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서술자가 등장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직접 드러내고 있다.

장면마다 서술자를 달리 설정하여 사건의 전모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시대적 배경에 대한 요약적 설명을 통해 사건의 인과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인물의 외양을 과장되게 묘사하여 부정적 인물에 대한 풍자를 드러내고 있다.

 

 

 

 

 

43.[A][B]에 나타난 인물의 말하기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A]에서 경패는 옛글을 인용하여 상대방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A]에서 경패는 상대방의 동정심에 호소해 자신의 결정을 따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A]에서 경패는 설의적 물음을 구사하여 자신의 의중을 상대방에게 드러내고 있다.

[B]에서 유복은 자신의 현재 처지를 들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B]에서 유복은 상대방이 처하게 될 상황을 우려하여 행동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다.

 

 

 

 

 

 

 

 

44.에 나타난 경패의 마음을 속담으로 표현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고 어설픈 행동을 마구 일삼아 낭군을 곤경에 빠뜨리려 했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라고 낭군이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들인데 도리어 배신하고 괴로움을 주었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고 베풀어 준 은혜도 모르고 낭군이 어려울 때 헌신짝처럼 도리를 저버렸군.

동냥은 못 줘도 쪽박은 깨지 마라라고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낭군을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만들었군.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라고 얕은꾀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고도 낭군에게 아무 잘못이 없는 척했군.

45.<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정리할 때,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

 

< 보 기 >

 

 

 

 

신유복전은 하늘에서 내려온 적강(謫降)의 인물인 유복의 일대기를 다룬 영웅담이다. 이 소설에는 쫓겨난 여성이 남편을 출세시키는 이야기인 쫓겨난 여인 발복(發福) 설화가 수용되어 있다. 이 소설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규성이 무주 땅에 떨어져서 영웅이 난 줄 알았다는 원강 대사의 말에서 유복이 적강의 인물임이 제시된다.

:떠돌아다니는 처지였던 유복이 여자 중의 군자인 경패와 부부가 되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간다.

:호장 부부에 의해 쫓겨나고 인근 동리 사람들에게조차 외면을 당하여 움집에서 곤궁하게 살아간다.

:이십이 될 때까지는 절에서 내려오지 말라는 경패의 뜻에 따라 유복이 원강 대사에게 글을 배운다.

:유복이 과거 시험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여 장원 급제하고 전하의 명령으로 대궐에 입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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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5](고전소설) 작자미상, 신유복전

조선 시대 신유복의 영웅적 일대기를 잘 보여 주고 있는 고전소설이다. 아버지의 꿈에 선관이 나타나 점지하여 태어난 신유복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유리걸식한다. 상주 목사가 그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호장의 딸인 경패와 혼인하게 하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로 경패와 함께 집에서 쫓겨나 고난을 겪는다. 그러나 경패의 의지로 유복이 학문을 닦아 입신출세하게 되고 나라를 구하는 것은 물론 위기에 빠진 중국을 구하는 등의 영웅적 활약상을 보인다. 이를 통해 유복의 비범한 영웅으로서의 행적을 보여 주며 흥미를 느끼게 하는 한편 민족적 자부심을 잘 드러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제시문에서는 신유복이 어려서 부모를 잃고 유리걸식하다가 고난에 처하지만 경패와 혼인을 하면서 과거에 급제하고 입신출세하는 과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42.[출제의도] 서술상의 특징을 이해한다.

이 소설에는 유복은 ~ 군자였다.’, ‘고어에 ~ 던져두시겠는가.’ 등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서술자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서술이 잘 나타나고 있다.

[오답풀이] 이 소설에서는 장면이 순간적으로 전환되면서 사건의 환상적 면모가 부각되는 부분은 살펴볼 수 없다. 이 소설에서는 장면마다 서술자를 달리 하는 서술은 살펴볼 수 없다. 이 소설에서는 특별히 시대적 배경을 요약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살펴볼 수 없다. 이 소설에서는 인물의 외양을 과장되게 묘사한다거나 풍자하는 서술은 살펴볼 수 없다.

43.[출제의도] 말하기 방식의 적절성을 판단한다.

[A]는 경패가 남편 신유복에게 글공부를 할 것을 강력하게 설득하는 내용이다. 동정심에 호소하는 방법은 상대방에게 연민의 감정을 일으켜 설득하는 말하기를 말하는 것으로, 이 부분에서는 경패가 동정심에 호소하여 유복으로 하여금 자신의 결정을 따르도록 하는 말하기는 살펴보기 어렵다.

[오답풀이] 경패가 옛글에 ~ 하였으니라고 말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경패가 문필을 ~ 바라겠습니까?’라고 말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유복이 내 어려서 ~ 어쩌겠소.’라고 말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유복이 또한 ~ 말이요?’라고 말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44.[출제의도] 속담을 통한 이해의 적절성을 이해한다.

은 유복이 원강 대사 밑에서 공부를 마치고 과거를 볼 때 생긴 일에 대한 경패의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유복은 어렵게 과거 시험을 보게 되는데, 글을 쓸 장소가 없어서 때마침 과거를 보러 온 유소현, 김평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렇게 도움을 청하러 온 유복에 대해 유소현, 김평은 소리를 지르며 내쫓는 등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준다. 경패는 이러한 이야기를 몰래 엿듣고 매우 분노하면서 유소현, 김평에 대해 과 같이 분노하는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즉 어려운 일에 처해 도움을 요청하러 간 유복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게 만든 일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과 같은 경패의 마음은 요구를 들어주기는커녕 방해만 한다.’라는 뜻의 동냥은 못 줘도 쪽박은 깨지 마라와 같은 속담을 떠올릴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유복을 박대한 유소현, 김평에 대해 분노하는 마음을 과 같은 속담으로 나타낼 수 있다.

[오답풀이] 서투른 사람이 잘하는 체하다가 일을 그르친다.’라는 뜻의 속담이다. 믿는 사람에게서 배신당한다.’라는 뜻의 속담이다. 사리에 옳고 그름을 돌보지 않고, 자기 비위에 맞으면 취하고 싫으면 버린다.’라는 뜻의 속담이다. ⑤ 옳지 못한 일을 저질러 놓고 엉뚱한 수작으로 속여 넘기려 한다.’라는 뜻의 속담이다.

45.[출제의도] 소설의 서사구조를 이해한다.

이 소설은 쫓겨난 여인 발복 설화가 수용되어 있는 작품이다. ‘쫓겨난 여인 발복 설화는 친지의 미움을 받고 쫓겨난 여인이 지혜와 용기를 발휘하여 남편을 입신출세시키는 서사 구조를 보여 주고 있다. 이 설화의 서사 구조에서 는 주인공들이 친지에 의해 쫓겨나 고난을 겪는 단계이다. 이 소설에서 는 신유복과 경패가 호장 부부에 의해 쫓겨나서 곤궁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유복과 경패는 인근 동리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이으며 움집이나마 마련해 곤궁하게 살아간다. 따라서 에서 신유복과 경패가 인근 동리 사람들에게조차 외면을 당한다는 내용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풀이] ① ⓐ는 과거에 규성이 무주 땅에 떨어져 영웅이 난 줄 짐작하였다는 원강 대사가 말하는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② ⓑ는 신유복이 유리걸식하다가 경패와 혼인하게 되고 밥을 빌어서 음식을 나눠 먹는 등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④ ⓓ는 경패가 신유복에게 글을 읽어 성공해야 한다며 팔 년을 공부하여 이십이 되거든 절에서 내려오라는 뜻으로 신유복이 원강 대사 밑에서 글을 배우게 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⑤ ⓔ는 신유복이 과거 시험에서 만장 중의 제일일 만큼 뛰어난 글을 써서 대궐로 입시하게 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